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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효모이야기
   비앤씨월드 2015.07.28 Am09:19, 조회 : 15,014  
주민들과 상생하는 빵집
효모이야기
취재 • 글 박소라 사진 이재희

평창동에 정착하다
고급 빌라들이 포진된 평창동 상가 건물의 1층에 위치한 효모이야기는 지난 2006년 본지 ‘우리시대기술인’에 소개된 선남규 셰프의 빵집이다. 코른베르그에서 3년, 주재근베이커리에서 8년, 마인츠돔에서 3년, 이성당에서 2년이라는 긴 기간을 유명 빵집들의 공장장으로 일했던 그는 올해로 4년차 오너셰프다.
효모이야기가 문을 연 2012년, 평창동 주변에는 자영제과점이 없었다. 동네 규모는 크지만 그에 비해 거주민의 수가 적은 편이라 상권이 작기 때문이다. 업계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선남규 셰프가 평창동을 선택한 것은 그의 주종목인 건강빵을 소비하기에 적합한 상권이라고 생각해서다. 아무도 엄두를 내지 않는 이 ‘계륵 같은 지역’에 발효빵을 내세운 첫 자영제과점이 등장한 후 상황은 조금씩 바뀌었다. 주민들은 백화점에 가지 않고도 맛있는 빵을 살 수 있게 됐고 평창동엔 몽모랑시, 강성헌 빵집 등 두 곳의 동네빵집이 더 늘었다.
효모이야기는 처음 열흘간은 무료 시식회만 했다. 빵집이 새로 문을 열었는데 빵은 안 팔고 매일 시식만 하고 있으니 손님이 도리어 “빵 좀 제발 파시라”고 권하곤 했단다. 그 달 재료비의 순지출만 1,600만원. 당시 여유자금이 없어 미베(MIWE) 오븐을 외상으로 들여올 정도였으니 셰프에게 ‘1,600만원’이 얼마만큼의 무게였을지 짐작이 간다. 하지만 효모이야기의 고급스러운 빵을 맛본 평창동 주민들은 그 가치를 단번에 알아챘다. “오븐 외상값을 두 달 만에 다 갚았어요” 손님이 손님을 끌어오던 그때, 효모이야기의 진짜 이야기도 함께 시작됐다.

사장, 직원, 손님이 모두 만족하는 빵집
손님들은 빵을 보고 빵집에 들어온다는 것이 선남규 셰프의 지론. 효모이야기는 매출을 올리기 위한 마케팅이나 이벤트를 하지 않는다. 대신 조금 더 신선하고 맛있는 빵을 내기 위한 방도를 연구한다. 매일 45가지의 제품을 고정적으로 선보이는 것도 최선의 품질을 유지하면서 생산해낼 수 있는 적정선이 하루 45가지라는 판단에서다.
효모이야기의 제품은 천연발효빵과 쌀빵으로 양분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홀케이크, 초콜릿, 쿠키 등 선물용으로 판매되는 과자류가 10종 가량 있지만, 효모이야기에서 치중하는 것은 역시 제품의 2/3를 넘게 차지하는 35종의 빵이다. 첨가제를 넣지 않고 발효종만으로 만든 천연발효빵은 식사용으로 특정 품목을 구매해가는 단골손님들이 많아 오픈 때부터 지금까지 종류가 변함없다. 다른 동네빵집들에 비해 비중이 높은 쌀빵은 전라도 장흥에서 공수한 쌀로 만든다. “매장에 오는 어르신들이 매일 ‘앙꼬빵’을 찾으셨어요. 그런데 연세가 많은 분들께 밀가루로 만든 ‘앙꼬빵’을 드릴 순 없잖아요” 단팥빵부터 하나둘 만들던 쌀빵이 지금은 효모이야기를 대표하는 효자상품이 되었다. 게다가 가게를 오픈하기 전에 셰프가 마지막으로 몸담았던 곳이 이성당인지라 쌀빵만큼은 누구보다 자신이 있었단다. 개업식 때도 화환 대신 쌀을 받았을 만큼 쌀빵에 대한 셰프의 애착은 남다르다. 임산부 손님들이 유독 많은 것이 이해가 간다.
효모이야기는 당일 생산, 당일 판매가 원칙이다. 하루에 팔고 남은 빵들은 주변 곳곳의 요양원, 홈스쿨, 장애인 캐어 기관에 기증하고 있다. 효모이야기의 빵 기부는 여느 기관 못지않게 체계적이다. 요일별로 기부처를 정해놓는 것은 물론, 푸드뱅크를 거치지 않고 직접 운반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매장의 신뢰도와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남는 빵은 모두 기부를 하니 매일 신선한 제품을 선보이게 되고 이를 아는 손님들은 믿고 빵을 산다. 뿐만 아니라 효모이야기는 매주 수요일이 전체 휴무라 셰프를 포함한 4명의 제빵사가 모두 같은 날에 쉰다. 늘 동일한 제빵사가 제품을 만드니 제품의 퀄리티는 일정할 수밖에 없다. “전 검증되지 않은 제품들을 매장에 내보내고 싶지 않아요” 효모이야기가 매장 문을 열 때, 선남규 셰프가 자리를 비우는 일은 결코 없다. 셰프의 이런 고집 덕분인지 효모이야기에 대한 주민들의 선망은 나날이 두터워지고 있다.

‘로컬 푸드’가 되는 그날까지
효모이야기의 초창기 이름은 폴인브레드였다. 효모이야기로 매장 이름을 바꾼 것은 오픈하고 6개월이 지나서다. 알고 보니 ‘폴인브레드’라는 매장 상호는 친한 지인인 박준서 셰프에게서 빌려 쓴 것이란다. 처음에는 다른 동네에 있는 두 빵집의 이름이 같은 걸 안 손님들이 2호점으로 오해하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평창동 빵집 하면 모두 ‘효모이야기’를 고유명사처럼 떠올린다.
선남규 셰프를 처음 만났을 때 건네받은 명함에는 ‘선남규’라는 이름 대신 ‘명진’이라는 두 글자가 반듯하게 적혀 있었다. ‘바르게 정진하다’는 뜻의 명진은 그가 걸어온 길을 지켜본 스님이 지어준 법명이다. 셰프는 “계단을 하나하나 오르듯 천천히 지금의 자리로 올라왔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빵을 배우겠다는 일념 하나로 2만원을 들고 상경한 19살 시골 청년이 자신만의 온전한 가게를 오픈하기까지 걸린 시간만 23년 아니던가. 2012년부터 시작된 효모이야기의 3년에는 선남규 셰프의 23년이 오롯이 담겨 있는 셈이다. “빵쟁이라면 자신이 만든 빵에 대해 항상 떳떳해야죠. 전 빵을 통해 손님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빵집을 만들고 싶어요” 어쩌면 선남규 셰프가 만드는 빵은 발효빵도 쌀빵도 아닌, 주변 사람들과 나눠 먹기 위한 빵이 아닐까. 효모이야기의 빵을 평창동 주민들의 ‘로컬 푸드’로 만들겠다는 셰프의 꿈이 이뤄질 날이 머지않아 보였다.

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평창문화로 75(평창동)
문의 02-395-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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