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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앤씨월드 2015.09.24 Pm05:52, 조회 : 11,227  
악기 골목을 지키는 동네빵집
트로이
취재 • 글 박소라 사진 이재희

16년 경력을 옹골차게 담은 곳
서초동 예술의전당 건너편의 한 골목. 일명 ‘악기 골목’이라 불리는 이곳에 임경남 셰프의 빵집, 트로이(Troyes)가 있다. 서초3동 사거리와 대로변을 지나쳐 악기상과 음악 학원이 모여 있는 곳으로 들어가야만 찾을 수 있는 트로이는 누가 봐도 동네빵집이다.
임경남 셰프는 나폴레옹에서 16년을 일했다. 서른 살에 입사하여 남자의 전성기라는 30대를 훌쩍 넘길 때까지 한눈 한 번 팔지 않았고 전성기 나폴레옹의 공장장이라는 명성도 얻었다. 혹자의 눈에는 탄탄대로를 걷고 있는 기술자로 비춰졌겠지만 그는 한편으로 안정된 삶과 도전 사이에서 딜레마를 겪고 있었다. 경험이 전무한 40대 중반의 공장장은 고민 끝에 카페도 빵집도 하나 없던 악기 골목에 첫 가게를 오픈했다.
‘트로이’라는 이름은 임경남 셰프의 지인인 오카자키 가즈히사(Kazuhisa Okazaki) 셰프로부터 얻은 것이라고 한다. 현재 오사카에서 트로이와 같은 이름의 ‘파티스리 트로이(Patisserie Troyes)’를 운영 중인 오카자키 셰프는 국내에서도 종종 강연을 펼치는 유명한 파티시에다. 특화된 거리의 특성상 트로이에는 음악과 관련된 사람들이 두루 찾아온다. 그래서인지 매장 곳곳에는 음악적인 요소들이 많다. 공연 포스터마저 인테리어 소품이 된다. 악기 골목과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빵집이 있을까.

밑지는 장사꾼
지금으로부터 6년 전, 트로이는 15평으로 시작했다. 주방 공간을 확보하기에도 비좁았던 건물 한 칸에서, 탁 트인 테라스를 갖춘 세 칸짜리 건물로 확장한 것이 바로 지금의 트로이다. “오픈 첫 날 매출이 겨우 60만원이었고 6개월간 3,000만원씩 까먹었다”고 해맑게 웃으며 말하던 임경남 셰프의 작은 가게는 이제 40평이 훌쩍 넘는다. 트로이가 이만큼 성장한 데에는 동네빵집에 대한 그의 남다른 철칙이 있었다. “동네빵집의 손님들은 항상 똑같아요. 주민들이 손님인 동시에 이웃인 거죠. 저희 매장은 일하는 직원들도 동네 사람이에요. 그러니까 늘 인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겁니다”
트로이에는 빵부터 케이크, 초콜릿, 마카롱, 구움과자, 샌드위치까지 무궁무진한 종류의 제품들이 마련되어 있다. 이쯤 되니 간판에 쓰여 있는 ‘Boulangerie Café’라는 문구가 멋쩍게 느껴질 정도. 본래 트로이의 콘셉트는 불랑제리 카페였단다. “생각해보세요. 동네빵집에 누가 빵만 사러 오겠어요. 슬리퍼 신고 편하게 들락날락 하는 곳이 집 앞 슈퍼랑 빵집이잖아요. 제품이 한정적이면 안 되겠더라고요” 이를테면 간편하게 품을 들이지 않고도 모든 제품을 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임경남 셰프는 손님들이 많이 찾는 제품 위주로 종류를 조금씩 늘려왔다. 이와는 반대로 제품의 구성은 어느 빵집에서나 볼 수 있는 기본적인 것들로 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트로이는 시즌마다 신제품을 출시하는 일도 없다. 일정한 제품을 꾸준히 생산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까닭이다.
그런 그가 직원들에게 유독 강조하는 몇 가지 사항이 있다. 제품에 장난치면 안 된다는 것과 손님 위에 있지 말라는 것. 좋은 재료를 바탕으로 정직하게 만든 제품들은 매장 직원들이 누구보다 먼저 알아본다. 그들이 바로 동네 주민이기도 하니, 트로이에 대한 농밀한 입소문의 근원지는 결국 직원들인 셈이다.

동네를 누비는 빵집 아저씨
임경남 셰프의 저력은 매장 출입구에 큼지막하게 붙은 이력표를 보면 알 수 있다. 하얀 셰프복을 입은 그는 훨씬 앳된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러나 동네빵집 오너셰프로 6년을 살아온 지금, 자칭 ‘껄렁한 동네 아저씨’인 그는 챙 넓은 모자와 얼룩덜룩한 셔츠를 걸치고 손님들의 주차를 돕고, 스쿠터로 근처 시장에 장을 보러 다닌다. 그의 과거를 모르는 사람들이라면 이 모습을 보고 경력 20년이 넘은 셰프라고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손님들에게 있어 그는 동네에 한둘은 있을 법한, 그냥 ‘빵집 아저씨’다. 지난 2014년 3월 야심차게 오픈했던 2호점이 6개월 만에 문을 닫았지만, 이마저 “공부했죠. 뭐든 겪어봐야 안다잖아요. 아직은 때가 아닌가봐요”라며 캔디처럼 호탕하게 웃어넘긴다. 트로이가 예술의전당 근처의 손꼽히는 빵집으로 건재한 비결에는 분명 푸근한 빵집 아저씨의 요인도 있을 터다.
“진짜 성공은 살아남았다는 게 아닐까요. 앞으로도 직원들과 손님들에게 신용을 잃지 않는 것이 제 계획입니다. 사람이 살면서 자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복 받은 일 아니겠습니까” 툭툭 내뱉는 말투마다 배어있는 겸손함은 꾸민다고 될 것이 아니었다. 돈복은 하늘이 내려주는 거라는 임경남 셰프는 단지 트로이가 오랫동안 동네를 지켜내길 바란다. 한 직장에만 뿌리를 박았던 지난 16년의 세월에 비하면 6년은 찰나의 시간일 것이다. 이런 뚝심이라면 언젠가는 트로이의 그 때가 반드시 올 것이라고 믿는다.

주소 서울시 서초구 남부순환로317길 65(서초동)
문의 02-2055-0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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