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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빵 임태언 오너셰프
   비앤씨월드 2018.02.28 Pm02:01, 조회 : 1,308  
르빵 임태언 오너셰프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르빵의 임태언 셰프를 두고 누군가는 말한다. 제빵업계 성공의 아이콘이라고. 젊은 나이에 5개의 매장을 운영하며 종횡무진하고 있는 그는 그야말로 업계의 신화. 그러나 그가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그 몇 배나 되는 노력을 했는지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없다.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하는 제빵사, 임태언 셰프를 만나기 위해 르빵 더 테이블을 찾았다.
취재 • 글 박소라 사진 이재희

29세, 다시 태어나다
빵집과 레스토랑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업계에서 활약 중인 임태언 셰프. 제과제빵도 아닌, 요리업계의 길에 스물아홉이 되어서야 첫 발을 들인 그의 과거는 그다지 평탄치 못했다. 기억도 까마득할 무렵에 입은 화상 상처는 그의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를 송두리째 앗아갔다. “3살 때 전신 화상을 입었어요. 화상 환자라는 낙인 때문에 학창 시절은 물론 사회에도 적응하지 못했죠. 대학을 중퇴하고 이곳저곳을 전전하며 근근이 먹고 살았어요”
평범한 회사원의 진로가 바뀌는 것은 한 순간이었다. 2003년, 한 아웃소싱 회사에서 사무직으로 근무할 때였다. 그의 뇌리에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다. ‘내가 다른 친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인생을 살아갈 수 있을까’. 그는 자신의 인생에서 처음으로 용기를 냈다. 요리사가 되기로 한 것이다. “그 전까지 저는 세상에서 포기하는 일이 가장 쉬운 사람이었어요. 끈기가 부족했죠. 그런데 20대 후반이 되면서부터 제가 살아온 짧은 삶을 자꾸만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어렸을 때부터 음식 만드는 것을 좋아했기에 요리사란 직업은 어쩌면 그에게 천직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나이가 그의 발목을 붙잡았다. 6개월 만에 겨우 구한 직장에서 한 동안 설거지만 해야 했지만, 그때의 그는 누구보다 절실했다.

요리사와 빵쟁이의 교차로에서
레스토랑에서 일한 지 1년 정도 되었을까. 우연한 사건 하나가 그의 인생을 다시 움직였다.
“설거지를 하면서 조리장님께 요리를 하고 싶다고 계속 어필을 해왔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디저트 파트 직원이 그만두는 바람에 공석이 생긴 거예요. 조리장님이 디저트 한번 해보라고 제안하시더라고요” 사실 레스토랑에서 디저트는 메인이 아니기 때문에 요리사에게 있어 디저트 파트는 그리 달가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가까스로 얻은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다. 틈틈이 제과를 배우다 처음으로 반죽을 치던 그날을, 그는 아직 또렷하게 기억한다. “순간 전기가 찌릿하게 흘렀어요. 누구나 하기 싫어하는 이 일을 내가 잘하게 된다면 이 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지 않을까, 디저트도 잘하는 요리사가 되면 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게도 길이 생긴 거잖아요. 너무 기뻤어요. 이 길이라면 성공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그날 이후 그는 서점에서 책을 뒤져가며 밤새워 제과제빵을 공부했다. 꼼꼼하고 신중한 성격의 그는 1g의 계량 오차에도 완성도가 달라지는 제과제빵이 적성에 맞았다. 난생 처음 잘할 수 있는 일이 생긴 것이다. 일도, 배움도 자연스레 더 열심히 하게 됐다. 당시 레스토랑 디저트의 기본 기술인 초콜릿을 배우기 위해 정영택 아트스쿨에 다녔는데, 수업 때마다 1시간 일찍 가서 청소를 하고 마지막까지 남아 뒷정리를 하면서 공부했다고 한다.

르빵에서 선보이는 좋은 빵
르빵의 오너셰프로 워낙 유명하지만, 사실 임태언 셰프는 르빵 이전에 잠실 호수공원 근처에 호수 베이커리 & 카페를 오픈했다. 그가 레스토랑의 디저트를 담당하던 초보 파티시에에서 한 순간 브런치 카페의 오너가 된 극적인 스토리가 있다. 의도한 바는 아니었으나 두 번째로 취직한 레스토랑에서 그는 제과장을 맡았다. “제과장을 맡을 사람이 없어서 1년이라도 경력이 있는 제가 맡은 거였어요. 허울뿐인 직책이긴 했어도 쉬는 날 없이 일하고 공부하면서 악착같이 버텼는데, 1년 정도 후에 레스토랑이 문을 닫게 됐어요. 졸지에 다시 실업자가 됐죠” 그때 그를 좋게 본 레스토랑 사장이 선뜻 손을 내밀었다. 100평짜리 레스토랑을 100만원이라는 믿을 수 없는 가격에 빌려준 것이다. 호수 베이커리 & 카페의 시작이었다. “제과에 이어 제빵을 배우면서 언젠가부터 빵에 매료됐어요. 하면 할수록 어렵고 늘 갈증을 느껴요. 아마 그때 즈음인 것 같아요. 베이커리와 레스토랑이 한 공간에 있는 가게를 열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어요” 빵을 기반으로 한 브런치 메뉴와 커피를 선보이던 호수 베이커리 & 카페. 어쩌면 이곳이 훗날 르빵 더 테이블의 초석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로부터 1년 후 오픈한 빵 전문점, 르빵은 올해로 7년째에 접어들었다. 초창기 하루 매출이 6만원일 만큼 적자였던 르빵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송파 지역 엄마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부터다. 그는 매출이 좋지 않을수록 더욱 질 좋고 고급스러운 빵을 만들었다. “제품을 만들 때 사람들이 뭘 좋아할까를 고민해요. 결국 가성비가 좋은 빵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지금 르빵의 스테디셀러인 밤 식빵과 통딸기 생크림케이크를 만들었어요. 두 제품은 자꾸 변화를 줘요. 반죽 혹은 굽는 방식을 달리 하기도 하고, 밤, 딸기 등의 주재료와 크림 등을 바꿔보기도 하죠. 이렇게 좋은 재료로 정성껏 만들면 언젠가 인정받을 거라는 확신을 갖고 있었어요” 르빵 롯데월드몰점과 명동성당점 역시 흑자로 돌아서기까지 각각 1년, 2년이 걸렸다. 숫자로 가볍게 정리하기에는 긴 시간들이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그를 버티게 만드는 요인은 언제나 그 확신이었다.
베이커리의 품목들은 다 비슷하기 때문에 언제 어느 때 정체기가 찾아올지 모른다. 그때 르빵만의 차별화된 제품으로 승부수를 걸기 위해, 그는 주기적으로 기존 메뉴를 업그레이드하고 신메뉴를 개발한다. 최근에는 조리빵류의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데, 앞으로 빵의 기본인 바게트와 크루아상의 품질을 탄탄하게 끌어올리면서 조리빵을 제대로 갖추는 것이 르빵의 새로운 목표란다. 아울러 스스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배움의 끈을 부여잡는다. 그는 에꼴 르노뜨르 22기 졸업생이기도 하다. “호수 베이커리를 운영하면서 에꼴 르노뜨르에 다녔는데, 그때 제과제빵의 원리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있었어요. 몰랐던 부분을 확실히 깨우치게 되니 자신감이 더 붙더라고요. 우수한 친구에게 부탁해 새벽까지 배우고 돌아가 직원들에게 알려주곤 했죠. 전 한국식 빵이라는 개념이 정립됐으면 좋겠어요. 그러려면 좋은 셰프들이 많아져야 하고, 사람들에게 음식 문화가 제대로 자리 잡아야 해요. 그렇기 때문에 열심히 무언가를 배우는 거예요”

“빵쟁이가 꿈꾸는 요리”
제빵사인 임태언 셰프가 오픈한 레스토랑 르빵 더 테이블(LE PAIN THE TABLE). 르빵 더 테이블의 식전빵은 남다르다. 마치 식빵처럼 손바닥보다 더 커다랗고 네모난 빵이 손님들에게 한 조각씩 제공된다. 4덩이의 반죽이 하나가 되어 구워져 나온 모습을 보면 웃음이 먼저 나온다. 작고 동글동글한 식전빵만 상상하다가 이 모습을 보니 자못 우스꽝스럽다. 르빵은 이 식전빵을 오전과 오후 2번 반죽하고 있다. 임태언 셰프는 차별화된 식전빵을 내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고 했다. 투박하고 심플한 외형이지만 이스트를 최대한 적게 넣고 발효를 오래 해 시간이 오래 걸린다. 식전빵 하나에 이 정도의 수고를 들이는 레스토랑은 드물다. 이것은 르빵 더 테이블이 빵집의 레스토랑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버터를 바르고 갓 구워 윗면이 노릇노릇한 빵은 크러스트가 믿을 수 없을 만큼 바삭한 반면 크럼은 촉촉하게 수분기를 머금고 있어 입 안에서 스르르 녹아들었다. 그가 왜 이 빵을 식전빵으로 선택했는지 알 것 같았다. “르빵 더 테이블의 테마는 ‘빵쟁이가 꿈꾸는 요리’에요. 식전빵, 디저트 등 요리와 함께 제공되는 이 부수적인 음식들에서 르빵이 떠올랐으면 좋겠어요” 그가, 흉내만 내는 식전빵, 모양만 그럴싸한 디저트가 아니라 제과제빵의 성격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제대로 된 식전빵과 디저트를 만드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훌륭한 빵으로 시작해 훌륭한 디저트로 마무리하는 식사. 르빵 더 테이블에서는 빵과 디저트, 그리고 요리가 어느 것 하나 모자람 없이 밸런스를 이룬다.
현재 그는 호수 베이커리 & 카페를 비롯해 르빵 잠실본점과 롯데월드몰점, 명동성당점, 르빵 더 테이블까지 5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오픈 때부터 그와 발을 맞춰온 직원들은 여전히 르빵 본점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으며 르빵 롯데월드몰점과 명동성당점도 자리를 잡아 성황 중이다. 그는 각개전투하고 있는 직원들을 믿고 당분간 르빵 더 테이블을 안정화하는 일에 전념할 생각이다. “빵을 만들고, 디저트를 만들면서 전 많은 것을 얻었어요. 사람들이 제가 만든 빵을 즐겨 먹는 모습을 보면 더 잘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임태언 셰프는 어릴 때부터 정석대로 차근차근 제과제빵을 배워온 사람이 아닐 뿐더러 현장 경험도 많지 않다. 하지만 어느 것도 해본 적이 없기에 틀에 박히지 않고 지금까지 르빵을 운영해올 수 있었다고 말한다. 때문에 그에게 르빵은 뒷걸음질 치지 않고 항상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스스로의 투영이다. 통상의 빵쟁이 머릿속에서 나올 수 없는 빵, 그리고 선택하지 않는 길. 녹록치 않은 그의 인생에 대한 답은 사람들이 ‘No’라고 외치는 그 길 한가운데에 있다.

르빵 더 테이블
주소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로12길 7(서교동)
전화 02-3143-1357


약력
2011년~現 호수 베이커리 & 카페 오너셰프
         에꼴 르노뜨르 22기 졸업
2011년~現 르빵 오너셰프
2017년~現 르빵 더 테이블 오너셰프
         동경제과학교 제과과정 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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