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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레드스팟 조성현 셰프
   비앤씨월드 2020.05.12 Am10:43, 조회 : 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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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CHO SEONG HYUN

친근한 빵을 만든다는 것
브레드스팟 조성현 셰프

프랑스에서는 제빵사 혹은 빵집을 말할 때 ‘아르티장’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곤 한다. 한국어로 장인을 뜻하는 이 단어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음을 누구나 잘 알고 있지만, 조성현 셰프는 그 단어를 유독 단호하게 부인했다. 스스로를 ‘어중간한 회색’이라고 말하는 그의 목표는 브레드스팟을 소머리국밥집처럼 만들어 가는 것. 어쩌면 장인이 되는 것보다 더 어려운 회색 제빵사의 야무진 꿈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취재 · 글 박소라  사진 이재희

브레드스팟이 5년 동안 공릉동의 예스러운 상가 골목을 지키는 동안 공릉동에는 여러 빵집이 하나둘 생겨났다. 브레드스팟과 가까운 공릉동 철길 부근은 산책로가 생기면서 낭만적인 도시 숲길로 바뀌었고 상가 골목 또한 조금씩 영향을 받고 있다. 변하지 않는 것은 매일 아침 출근 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빵 냄새를 풍기는 브레드스팟의 모습이다. 매장 벽면을 둘러싼 빵 진열대에는 손님이 초창기에 만들어준 네임태그와 최근에 만든 몇 가지의 신제품 네임태그가 공존하고 있다. 초창기 네임태그가 그대로라는 것은 제품도, 가격도 변동된 적이 없다는 이야기다. 브레드스팟은 지금까지 시간이 흐르는 대로 그곳에 그저 있어왔다. 그리고 브레드스팟의 뒤편 주방에 바로 조성현 셰프가 있다. 브레드스팟이 그 자체로 자연스럽게 존재하듯이, 그 역시 가능한 한 오래 현장에서 빵을 만들면서 그렇게 있을 생각이다.

얼떨결에 선택한 일에서 답을 찾다
“사실 제과제빵에 대해 아무런 관심도 없었어요” 인터뷰를 진행한 지 10분도 채 되지 않았을 때, 조성현 셰프가 툭 내뱉었다. 그가 제과제빵을 시작한 이유는 대학 입학 전 형의 권유 때문이었다. 공부에는 소질이 없는 것 같고, 형의 제안은 나쁘지 않은 것 같아 제과제빵을 선택했다. 잘 안 되면 다른 길을 찾아가면 된다. 그뿐이었다. 종로에서 제과제빵 학원을 수료한 뒤 2000년 9월 천호동 현대백화점에 있던 쎙클루제과점에서 처음 일을 했을 때에도 제과제빵을 평생 업으로 삼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 그를 바꾼 것은 다름 아닌 잡지다. “스무살 무렵 군대에 입대하면서 월간 <파티시에>와 <베이커리>를 정기 구독했어요. 군대 월급을 쏟아 부었죠. 시간이 조금씩 지나니까 진짜 꿈을 갖고 싶어지더라고요. 제대할 때쯤에는 일이 너무 하고 싶었어요”
말년 휴가 때, 그는 집 근처인 군자에 위치한 프랑세즈 베이커리에 입사했다. 그때부터 그는 본격적으로 제과제빵의 길로 들어섰다. 윈도 베이커리들을 전전하며 지식을 쌓고 마음을 붙일 만한 곳을 찾아 다녔다. 지인의 추천으로 신라 호텔 디저트 파트에 입사해 디저트를 배우기도 했다. 그러나 여러 경력들을 뒤로 하고 지금의 조성현 셰프를 있게 만든 곳은 김동원 셰프(현 모리닐로 대표)가 운영하던 ‘크리스피 앤 크리스피’다.

배움에 재미를 느낀 제빵사의 폭풍 성장
비앤씨월드에서 발간한 김동원 셰프의 저서 『DESSERTS』의 맨 뒷장을 살펴보면 ‘헤세드 직원들과 함께’라는 문구가 적힌 단체 사진이 한 장 담겨 있다. 크리스피 앤 크리스피의 옛 이름이 헤세드다. 이제는 많이 낡아버린 그 사진 속 8명 중에 앳된 얼굴의 조성현 셰프가 보였다. 조성현 셰프는 오래 전부터 김동원 셰프를 동경하고 있었다고 했다. “군대에 있을 때부터 월간 <파티시에>를 봤다고 했잖아요. 그때가 김동원 셰프님이 디저트를 연재했던 시기였어요. 너무 멋있었고 대단해 보였거든요. 계속 동경하는 마음을 갖고 있었는데 어느 날 크리스피 앤 크리스피에서 직원을 구한다는 공고를 보고 고민 없이 지원했어요”  
그는 크리스피 앤 크리스피에서 일한 후부터 제과제빵에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아마도 그의 제빵사 인생은 그동안 작은 봉우리에서 멈춰 있다가 크리스피 앤 크리스피라는 좋은 자양분을 만나고서야 비로소 꽃을 피웠던 것 같다. 그렇게 세상에 잎사귀를 내보인 꽃은 더 이상 주저할 것이 없다는 듯 빠른 속도로 만개하고 성장했다. “김동원 셰프님이 저를 ‘조군’이라고 부르셨어요. 늘 궁금한 것 없냐고 물어보셨는데 그때를 놓치지 않고 질문을 했죠. 궁금한 게 생길 때마다 노트에 잔뜩 적어서 갔어요. 셰프님이 시키는 건 전부 다 했어요. 알고 싶은 지식이 너무 많았고 배우는 게 재밌었어요. 발효종, 무스, 초콜릿 등 가리지 않고 배웠죠. 그때 정말 많이 성장한 것 같아요” 3년 후 그는 책임자 직함을 달았고 총 5년이라는 시간 동안 크리스피 앤 크리스피에서 빵을 만들었다.  
그런 그가 돌연 펜타즈 호텔 베이커리 파트로 이직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그는 마음 속 한구석에서 늘 디저트를 만들고 싶은 욕구가 일었는데, 이를 호텔 베이커리에서라면 해소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펜타즈 호텔에서는 일주일에 두 번 신제품을 내는 것이 모든 직원들의 공통된 업무였다. 섹션장이었던 그는 원가 관리와 스케줄 관리도 도맡았다. 그렇게 또 5년을 보냈다. 5년 동안 같은 일을 반복한 덕분에 신제품 개발 능력과 운영 시스템에 관한 부분만큼은 제대로 몸에 익힐 수 있었다.  
조성현 셰프의 이력을 보면 한 직장에서 비교적 긴 기간을 근무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한 직장에서 오랫동안 일하면서 묵묵히 경험을 축적해올 수 있었던 바탕은 끈기와 우직함이다. 그리고 이러한 그의 성향은 그가 2015년에 오픈한 빵집, 브레드스팟이 지난 5년간 요란하지 않지만 단단하게 동네빵집으로 자리를 잡고 성장해온 비결 중 하나다.

소머리국밥집 같은 빵집
브레드스팟에는 기본 바게트를 제외하고 클래식한 제품이 없다. 커다란 빵들 속에는 저마다 충전물이 먹음직스럽게 들어가 있다. 언뜻 보면 프랑스 빵이지만 먹어 보면 한국 음식처럼 친근하다. 그런데, 흔히 알려진 식사빵이라고 하기에는 애매모호하지만 그렇다고 단과자 빵도 아닌 이 ‘어정쩡한’ 빵들이 바로 브레드스팟의 정체성을 표현한다. “어떻게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식사빵과 단과자빵의 중간에 있는 빵들에 매력을 느껴요. 근래에 사워 도 빵이 정말 유행했잖아요. 하지만 저는 사워 도 빵처럼 ‘맨빵’을 좋아하지 않아요. 한국인들이 맨빵을 친숙해할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거든요. 오히려 그 맨빵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주는 것이 제 스타일이에요. 그게 제 과제인 것 같아요. 아까 말한 것처럼 손님들이 고급반으로, 맨 빵을 밥처럼 먹는 단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거쳐 가는 단계의 빵을 만드는 거죠. 그런 빵을 만드는 빵집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말은 그렇게 하지만, 사실 그는 빵에 들어가는 대부분의 재료를, 하다못해 드라이 토마토까지 직접 만들어서 사용할 만큼 재료에 신경을 쓰고 일부터 열까지 매뉴얼을 제대로 지켜 빵을 만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신제품 하나를 만들 때에도 몇 번이고 연습을 거듭한다. 그가 연신 ‘별 것 없다’고 말하는 브레드스팟의 빵들은 모두 그렇게 탄생됐다. 그리고 그 별 것 없는 빵의 진정한 가치를 손님들은 간접적으로 느끼고 있을 터다.
조성현 셰프는 브레드스팟이 빵을 경험하는 첫 단계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래서 입버릇처럼 지인들에게 “나(브레드스팟)는 기초반”이라고 말하곤 한다. (손님들을) 난이도가 높은 곳으로 올려주겠다고.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기초반에는 그 어떤 심화반보다 ‘수강생’이 많다. 아직 프랑스 빵이 낯선 사람들이 브레드스팟에서 빵을 먹는 쏠쏠한 재미를 알아가는 것. 브레드스팟의 존재 이유는 어쩌면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닐까. 소머리국밥집처럼 몇 가지 빵만을 판매하는 오래되고 정겨운 빵집이 되는 것. 그가 꿈꾸는 브레드스팟의 미래다.
시골 시내를 연상케 하는 상가 골목에서 가장 세련됐던 빵집은 5년이 지나 동네의 모습을 닮아가고 있다. 매장에는 초창기 분필로 적었던 ‘2015.11.11 open’이라는 문구가 조금 번진 채로 여전히 남아 있으며 매장을 채운 나무 진열대들은 세월의 흔적을 담아 중후하게 낡아버렸다. 인터뷰를 하는 내내 그와 얼굴을 아는 손님들이 연신 매장을 드나들었고 빵은 오후 4시가 될 무렵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브레드스팟. 문득 그 이름이 주는 어감이 참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동네에 있어도 브레드스팟이라는 이름은 통한다. 그리고 어디에서나 브레드스팟은 그 모습 그대로일 것 같다. 바닥에는 밀가루가 점점이 떨어져 있고 낡았지만 관리가 잘된 노포의 모습을 띤 채로, 시원한 국밥 한 그릇을 먹은 것처럼 누구에게나 친숙하고 맛깔스러운 빵이 놓인 채로.

브레드스팟
주소 서울시 노원구 공릉로 111-1(공릉동)
문의 02-948-4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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