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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위트 에삐 이현진 셰프
   비앤씨월드 2016.03.04 Pm02:59, 조회 : 2,628  

동심 가득한 ‘디저트 세상’을 만들다
스위트 에삐 이현진 셰프
 
일본인들은 차마 먹기 아까운 디저트를 만든다. 포크로 찌르기 미안할 정도로 귀엽고 감성을 툭툭 건드리는 그런 디저트. 이현진 셰프 역시 일본의 제과점에서 볼 수 있는 아기자기한 디저트를 만들어 낸다. 아내의 고향인 일본에서 제과제빵을 배운 그의 이야기는 따뜻하고 진솔했다.  

취재‧글 구명주 사진 이재희

아이를 위해 일본으로 떠나다
돌돌 말린 형형색색의 롤케이크부터 곰을 닮은 슈 아라 크렘까지. 영화 ‘토이스토리’의 장난감들이 밤만 되면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스위트 에삐(SWEETS EPI)’의 롤케이크는 데굴데굴 굴러다닐 것만 같고, 슈는 통통 튀어 다닐 것만 같다. 하나같이 전형적인 일본 스타일의 디저트인지라 쇼케이스 앞에 선 손님들은 목소리를 한 톤 높여 “귀여워”를 연발한다.
예상대로 이현진 셰프는 일본에서 빵과 과자를 배웠다. 대개 일본에서 빵과자를 배웠다고 하면 그 첫 단추는 유학이다. 하지만 그가 일본으로 떠난 사연은 특별했다. 셰프는 일본인 아내와 뱃속의 아이를 위해 일본행 비행기를 탔다. “첫째 아이가 거꾸로 들어서면서 걱정을 많이 했죠. 게다가 아내의 혈액형은 RH-예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RH- 혈액을 구하기 쉬운 일본에서 아이를 낳기로 한 거죠” 결혼 후 한국에서 가정을 이뤘던 두 사람은 아기를 위해 터전을 바꾼다.  
감사하게도 아이는 건강하게 태어났다. 아버지가 된 그는 가장의 막중한 무게를 느꼈다. 어떻게든 돈을 벌어야만 했다. 그는 배추를 뽑는 아르바이트나 자동차 공장에서 일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생계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던 중 그는 회의를 느낀다. “나는 지금 뭘 하고 있는 건가?” 선교사를 꿈꿨던 그였다. 세상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가 사랑의 말씀을 전하겠다던 결심은 희미해져 있었다. 신학을 공부하기 위해 대학에 진학했으나, 일본에 온 뒤에는 대학마저 자퇴하고 말았다.  
막연히 기술을 하나 배워보고 싶었다. 한때 그는 선교활동을 할 때 도움이 될까 싶어 제빵을 배우려 한 적이 있었다. 밀가루와 물만 있으면 만들 수 있는 빵은 여러 사람을 배불리 먹일 수 있는 기적의 음식이었다. 빵을 만드는 곳에서 일한다면 새로운 빛을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이현진 셰프는 도미니크 두세(Dominique Doucet)라는 빵집을 찾아간다. 빵집이 위치한 곳은 F1 일본 그랑프리 대회가 열리는 미에현 스즈카시. 자동차 경주장인 스즈카 서킷(Suzuka Circuit)에서 빵을 만들었던 프랑스인 도미니크 두세 셰프가 서킷을 나와 차린 빵집이 ‘도미니크 두세’였다. 크루아상 맛집으로 유명한 도미니크 두세에 취업한 이현진 셰프는 계량, 설거지, 심부름 등 허드렛일을 도맡았다.
3개월 뒤 공장장이 그에게 솔깃한 제안을 해온다. 도미니크 두세의 본점에서 빵을 배워보라는 것. 망설이는 것도 잠시, 도미니크 두세의 정직원이 된 그는 조심스럽게 셰프라는 낯선 꿈을 꾸기 시작한다. “도미니크 두세로 크라운 베이커리에서 연수를 온 적이 있어요. 한국의 유명한 베이커리의 관계자들이 구석진 미에현까지 찾아오는 걸 보고 자부심을 느꼈죠. 이왕이면 제대로 빵을 배워봐야겠다는 욕심도 생겼고요”

독한 마음을 품고 정착한 도쿄
제빵에 한창 빠져들 무렵, 셰프는 도쿄의 제과점이 궁금했다. 도미니크 두세도 지방에선 알아주는 빵집이었지만, 도쿄의 제과점에서 일을 해보고 싶었다. 결국 그는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을 두고서 도쿄로 홀로 떠난다. 걷지도 못하는 둘째 아이가 눈에 밟혔지만 빵을 위해서라면 잔인해져야 했다. 도쿄에서 처음 들어간 곳은 리옹 스위츠(Lyon Sweets)였다. “도미니크 두세는 프랑스 정통 빵만 만들었거든요. 리옹 스위츠에선 반대로 메론빵, 카레빵, 앙금빵, 야끼소바빵 등 전형적인 일본빵을 배울 수 있었죠”
도쿄에서 혼자 생활하는 동안 셰프는 애써 가족을 잊었다. 쉬는 날에도 아내와 아이들이 있는 지방으로 내려가지 않고 도쿄의 유명한 빵집과 제과점을 돌아 다녔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빵에 미쳐서 살았던 시기’였다. 온 힘을 다해 한곳만 바라본 덕분일까. 셰프에게 좋은 기회가 하나 찾아온다. 알랭 뒤카스 그룹이 일본의 안데르센 제과점이 손을 잡고 ‘파티스리 불랑주리 비(Patisserie Boulangerie Be)’라는 고급 제과 브랜드를 론칭한다는 소식이 들렸다. “당시 조엘 로부송에도 2차 합격을 한 상태였지만 파티스리 비를 택했어요. 오픈 멤버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들떴거든요” ‘파티스리 불랑주리 비’는 이세탄백화점과 롯폰기 힐즈 2곳에 매장을 열었다. 셰프는 두 매장에 공급할 제품을 만드는 신주쿠의 공장에서 근무했다. 이곳의 대표 제품은 달콤한 피자. 브리오슈 반죽에 달콤한 필링을 올리는 비엔누아즈리를 다양하게 생산했다. 알랭뒤카스 그룹이 만든 브랜드답게 프랑스 현지에서 셰프가 파견됐다. 프랑스인 셰프의 곁에서 셰프는 피자 외에도 파이, 피낭시에, 무스케이크 등 다양한 프랑스 과자를 배워나간다.

스르륵 녹아내리는 롤케이크를 배우다  
그가 도쿄에서 빵에 매달려 사는 몇 년 동안 아이들은 몰라보게 자라있었다. 도쿄에서 기술을 배우는 것도 좋지만 가장 소중한 것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처음 제과제빵을 배웠던 미에현 스즈카시로 돌아갈 때가 온 것이다. 스즈카시에는 일본풍 케이크로 사랑받는 파티스리 쉐리르(Patisserie Cherir)가 있었다. 그동안 빵을 주로 만들었던 셰프는 뽀얀 생크림과 보드라운 시트로 사람들을 유혹하는 정갈한 일본 케이크를 꼭 배워보고 싶었다. “일본에서 계속 살 생각이었다면 이 제과점, 저 제과점을 옮겨 다니지 않았을 거예요. 한국에 돌아와 제과점을 열 계획이었기 때문에 여러 가게의 대표 기술을 두루두루 터득하고 싶었죠”
파티스리 쉐리르는 관서 지방 제과점답게 신선한 크림과 과일을 이용한 케이크를 다채롭게 선보이고 있었다. 맛있는 케이크 시트를 만드는 방법, 제철 과일을 활용하는 방법 등 그는 일본 케이크의 정석을 파티스리 쉐리르에서 차근차근 배워나간다. 현재의 스위트 에삐를 만든 건 팔할이 파티스리 쉐리르라 할 정도로 이현진 셰프는 쉐리르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일례로 스위트 에삐의 롤케이크는 파티스리 쉐리르 사쿠라이 오너셰프에게서 전수받은 레시피로 만든 것이다. “쉐리르의 레시피로 만든 롤케이크는 입에 넣기 무섭게 스르륵 녹아내리는 보드라운 식감을 자랑합니다. 롤케이크 시트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죠. 카스텔라로 롤케이크를 만든 시중의 제품과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파티스리 쉐리르를 떠나 한국에 돌아온 것은 2008년경이다. 한국에 홀로 계신 어머니를 걱정한 그는 일본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서울에 온다. “2008년 9월에 한국으로 돌아왔는데, 12월에 바로 에삐 과자점을 열었어요. 가게 자리를 알아보고, 인테리어를 마치고, 제품을 개발하는 등 불과 몇 달만에 창업을 한 거죠” 방이동 골목에 등장한 7평 남짓한 에삐 과자점은 차츰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빵을 주로 만들던 셰프는 빵이 아닌 디저트를 늘려 나간다. 방이동에서 대치동으로 가게 자리를 옮기면서는 아예 ‘에삐 과자점’이라는 가게 이름을 ‘스위트 에삐’로 바꿔버렸다. ‘오로지 달콤한 디저트만을 집중적으로 만들겠다’는 일종의 선전포고였다.

자연의 맛과 향이 나는 ‘스위트 에삐’    
일본에서 빵을 더 많이 배운 셰프는 아이러니하게도 디저트를 더 좋아한단다. 그는 디저트를 만들 때 크림과 과일을 특히 중시했다. 그건 셰프가 일했던 파티스리 쉐리르의 철학이기도 했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좋은 크림을 구할 수 없어 애를 먹었죠. 지금은 국내산 생크림을 활용하는 노하우를 터득했습니다. 저는 특정 업체의 생크림을 쓰지 않아요. 국내산 크림도 제조사에 따라 그 맛이 미묘하게 다르거든요” 셰프는 서울우유, 매일유업, 롯데푸드에서 나오는 생크림을 저만의 방식으로 섞어서 사용한다고 했다.
“자극적이지 않은, 자연의 맛이 나는 디저트를 만들고 싶어요. 그래서 화려한 색소 대신 과일 자체의 색으로 디저트를 데커레이션 합니다” 에삐의 디저트를 보면 요즘 많이 생산되는 과일이 뭔지 짐작할 수 있다. 요즘 에삐의 쇼케이스는 울긋불긋하다. 겨울철 딸기로 만든 디저트가 진열돼 있기 때문이다. 그는 겨울에는 산청 딸기, 봄에는 담양 딸기를 쓴다고 했다. 딸기가 언제 어디에서 생산돼야 맛있는지를 훤히 꿰뚫고 있는데다가, 딸기의 품종까지 훤히 파악하고 있었다. 심지어 이현진 셰프는 농가에서 직접 공수해온 과일로 디저트를 만들어 보고 싶단다. “지금은 가락시장에서 깐깐하게 과일을 고릅니다. 나중에는 농가와 계약을 맺고 최고 품종의 과일을 공급받고 싶어요. 좋은 과일로 디저트를 만들면 저도 좋고, 농부도 좋잖아요. 그게 상생 아닐까요”
에삐의 주력 제품은 달콤한 디저트지만, 월요일과 목요일에는 큼지막한 4가지 종류의 식빵도 판매된다. 단, 판매량은 많지 않다. 때문에 대치동 주민들은 미리 주문해 에삐의 식빵을 사먹는다. “식빵을 만들게 된 계기는 아이들 때문이에요. 저희 집은 식빵을 자주 먹는데, 제가 식빵을 만들지 않다 보니 다른 빵집에서 빵을 사더라고요.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일주일에 두 번만이라도 식빵을 굽기로 했습니다” 셰프의 가족이 먹는 빵답게 들어가는 재료는 남다르다. 유기농 밀가루과 무항생제 달걀을 사용하는데다가 심지어 물도 수돗물이 아닌 생수를 사용하고 있다.
“일본에서 일할 때, 베이컨 에삐 빵에 고추장을 접목한 적도 있었어요, 저는 이것저것 새로운 시도를 할 때 희열을 느껴요. 모양을 바꾸거나 이색적인 재료를 가미하면 즐겁죠” 디저트를 연구하는 건 자신에 대한 도전이라던 이현진 셰프. 그의 뿔테안경 너머로 어디로 튈지 모르는 개구쟁이 소년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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