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바닐라 가격이 ㎏당 600달러(한화 약 67만7000원)까지 폭등하면서 해외 아이스크림 업체들이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메뉴에서 제외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전 세계 바닐라 생산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마다가스카르에 지난 3월 열대성 태풍인 ‘사이클론 이너워(Enawo)’가 강타하면서 바닐라 공급은 대폭 줄어들었다. 인도네시아, 멕시코 등 다른 국가에서도 바닐라를 생산하고 있지만 폭발적인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이에 유명 아이스크림 업체들은 바닐라가 들어간 제품의 가격을 인상하거나 아예 바닐라 메뉴를 제외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일례로 네슬레(Nestle)는 ‘뫼벤픽 아이스크림’의 가격을 2.5% 인상했으며 영국의 고급 젤라토 체인점 오도노(Oddono)는 바닐라 아이스크림 판매를 잠정적으로 중단했다. 영국의 고급 아이스크림 브랜드 오포(Oppo)는 코코넛 오일과 스테비아 잎으로 만든 유기농 아이스크림을 대체품으로 내놓기도 했다. 해당 업계는 다양한 대체 메뉴를 개발해 최대한 가격 인상을 피하는 동시에, 바닐라 추출물 공급 업체를 다각도로 알아보고 있다. 한편, 바닐라 생산지들은 공급을 늘리기 위해 재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수확까지 일정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단기간에 공급 부족을 해결하기는 어렵다. 마다가스카르의 현지 바닐라 생산 업체 관계자는 “바닐라 가격이 ㎏당 100∼150달러 수준을 회복하기까지 3~4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